후덥지근한 교실의 여름과 절정의 여름
레몬향이 넘실거리는 첫사랑의 맛이 나
햇살을 받아 연한 갈색으로 빛나던 네 머리카락
돌아갈 수는 없어도 펼치면 어제처럼 생생한
낡은 머릿속에서 돌아가는 단편 필름들
말미암아 절정의 청춘
화성에서도 사랑해는 여전히 사랑해인지
밤이면 얇은 여름이불을 뒤집어 쓴 채 네 생각을 하다가도
열기에 부드러운 네가 녹아 흐를까 노심초사 하며
화성인들이 사랑을 묻거든 네 이름을 불러야지 마음 먹었다가도
음절마저 황홀한 석 자를 앗아가면 어쩌지 고민하던
그러니 따끔한 첫사랑의 유사어는 샛노란 여름
/ 유지원
첫사랑, 여름